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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를 넘어 탄소중립의 새로운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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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ZCB 조회 160회 작성일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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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 태성호 센터장을 만나다

우리가 머무는 집, 걸어 다니는 거리, 일하는 회사, 건축과 도시는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제 우리의 삶을 담는 공간을 지키기 위해 건축과 도시는 변화해야 한다. 삶을 지탱하는 그릇, 건물을 넘어 도시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는 탄소중립을 위해 연구하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며,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소중립건축인증(ZCB 인증, Zero Carbon Building Certification) 선보였다. 태성호 센터장을 만나 건축과 도시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탄소중립을 향한 새로운 길과 그의 고민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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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는 건물 전 생애주기에서 탄소중립 성능을 평가하고 탄소중립건축 인증제도의 인증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연구기관입니다. 저희 센터는 건축재료부터 건축물 레벨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도시 레벨에서 탄소중립 성능을 평가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Q. 탄소중립스마트센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태성호 센터장님은 건축 자재 쪽 연구를 계속 진행해 오셨다고요.


저는 일본에서 건축 재료를 전공했어요. 일본은 건축 재료에 대한 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게 과거부터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죠. 건물의 탄소 중립 성능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게 다뤄졌고요. 저는 교수가 되기 전부터 건축 재료의 탄소 배출량을 구하는 방법과 그 기술을 연구하고 탄소 중립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를 담당했습니다. 이후에도 건축 재료와 함께 건축물의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와 관련된 연구를 집중적으로 시작했죠. 지금은 건축물의 탄소 중립을 평가하기 위해 건축재료의 탄소 중립 성능부터 건축물과 범위를 확장해 도시 레벨까지 탄소 중립 성능을 평가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교육하고, 사회에 보급하는 기술 개발 쪽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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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동안 연구해온 결과로 이번에 ZCB 인증(Zero Carbon Building Certification)과 그에 맞는 프로그램도 만드셨다고요.


이번에 연구 성과를 가지고 ‘탄소중립건축인증’ 줄여서 ‘ZCB인증’을 개발했습니다. ZCB 인증 제도는 건축물의 전 생애, 지어질 때부터 철거된 이후까지 배출되는 총 탄소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합니다. 실제 평가 대상 건물에 적용된 친환경 요소나 저탄소 건설 기술이 얼마만큼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지, 또는 감축했는지 계산해야 하죠. 그에 맞는 툴 ‘베스트 BEST’(Building zero carbon Evaluating Simulation Tool)를 인증제도와 함께 개발했어요. 기존 방식처럼 엑셀 등을 이용해 평가할 수 있지만, 일관되게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효율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ZCB인증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평가 툴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건물의 탄소 배출량과 감축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베스트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Q. 다른 인증에도 평가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툴이 있더라고요. ‘베스트’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차별화된 기술은 탄소 감축 내용을 평가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기존에는 투입된 자재나 소비되는 에너지 등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일련의 과정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계산되는 형태였습니다. 거기에 탄소감축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4가지 항목 ‘저감, 흡수, 상쇄, 포집’을 더했습니다. 이 4가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데이터를 입력하는 항목과 평가 결과를 표현하는 것이 기존 프로그램하고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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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축, 리모델링, 기축 등 건축물 특성에 따라 평가 방식도 달라진다고요. 


신축은 최종적인 평가 결과가 준공 단계에 나옵니다. 준공 이후, 에너지를 얼마나 쓸지는 예측된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평가하죠. 그걸 잠재적 에너지 사용, 잠재적 탄소 배출량이라고 하는데, 신축은 에너지 시뮬레이션으로 예측된 결과에 기반을 둔 평가라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고요. 기존 건물은 이미 공간을 사용하고 있죠. 실제 사용한 에너지 값이 반영된다는 게 기축의 특징입니다. 그다음 리모델링은 기존 마감재 등을 해체하는 과정이 앞 단계에 들어가야만 하는 게 가장 큰 차이고요. 또 리모델링 전과 후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Q. ZCB 평가 범위 중, 철거 이후 단계 비욘드 라이프 사이클(Beyond Life Cycle)과 건축 이전 단계 프리 라이프 사이클(Pre-Life Cylcle) 단계가 있더라고요.


비욘드 라이프 사이클은 수명이 다한 건물이 해체, 철거되면 여러 폐기물이 나오는데요. 이 자원의 재활용에 관한 고려를 평가하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처럼 그저 건축물의 끝을 자원 폐기로 볼 것인지, 폐기물을 다시 사용해 건축하거나 자원이 재사용 되는 것을 평가 범위에 포함할지 고민하는 것이죠. 건물을 지을 때 재활용이 쉬운 재료를 쓰거나, 재활용을 고려한 기술이 들어갔을 때, 탄소 저감에 대한 베네핏을 부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프리 라이프 사이클은 리모델링 건물 인증을 할 때에만 들어갑니다. 리모델링은 해체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그러다 보니 짓기 전에 해체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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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둘 다 리모델링, 자원 등 재활용을 고려한 평가 범위네요. 그런데 건물이 나중에 리모델링이 될지, 철거될지 불분명한데 어떻게 평가가 하나요?


건물이 수명을 다해 폐기될지, 리모델링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러므로 일반적인 평가는 폐기된다고 가정하고요. 특별한 경우, 해체 이후 단계까지 고려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그에 맞는 평가 체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건물의 전 생애 탄소 배출량은 건물을 짓고, 폐기하는 단계까지만 평가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 단계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국제적인 흐름이에요. 폐기된 건축물 자원 재활용 같은 부분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하다 느껴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Q. ZCB 인증 항목 중 낯설었던 게 상점에 대한 인증이었어요. 


건축물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인증제도는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포나 상점 같은 업체는 준공 당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죠. 어떤 업체가 입점하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달라집니다. 내부 인테리어와 자재도 마찬가지고요. ZCB 상점 인증은 입점하는 상점을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오피스가 들어왔을 때와 카페 같은 장비나 에너지를 많이 쓰는 상점이 들어올 때 에너지 사용량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별도의 상점마다 평가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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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건물 운영 단계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다 보니 상점이 어떻게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겠네요. 실제로 ZCB 인증을 받은 사례로 광명시 철산 어린이집, 구름산 어린이집이 있던데요. 두 건물 모두 ZEB 인증보다 ZCB 인증에서 한 등급씩 올라갔어요. 


ZEB 인증은 에너지 성능을 평가해 인증을 해주는 거죠. 운영 과정의 에너지에 제한된 평가지만, ZCB는 투입되는 자재부터 시공, 전 생애를 다루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ZEB에서 3등급이 나온 게, ZCB 인증에서 2등급이 나오고, 1등급씩 올라갔죠. 그 이유는 친환경 자재를 쓴 부분에서 가산점이 있어서 올라간 것입니다. ZCB인증에서 에너지 성능 평가는 오히려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이고요. 자재에서 추가점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식생 같은 것도 미미하지만, 점수에 영향을 주죠. 


Q. 다음 단계로 도시로 확장을 말씀해 주셨어요. 건축 외에 다른 토목이나 인프라에도 친환경 인증제도가 있나요? 건축과 어떻게 연결이 될지 궁금하네요.


국내에 인프라, 토목 구조물에 관한 인증제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물하고 성격이 다르지만, 최근 탄소 저감이나 환경적인 부분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토목도 탄소 배출량이나 친환경 성능을 평가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은 탄소 배출량을 평가하고 보고하는 소극적인 움직임 정도예요. 그런데 최근에 도로 공사, 교량 공사 같은 공사에서 탄소 배출량 평가에 대한 부분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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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구조물도 지금보다 더 탄소를 평가하는 부분에 다양한 연구 개발과 제도의 도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토목 구조물도 교량, 터널, 도로 등 종류가 다양하죠. 일반적인 토목 구조물은 건물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적습니다. 건물 탄소 배출량의 70~80%는 운영 과정에서 나올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죠. 상대적으로 토목은 재료에 의한 탄소 배출량, 내재 탄소 배출량의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많은 양의 콘크리트, 강재, 자재가 투입되기 때문이죠. 서로 다른 특이점들을 반영한 평가 방법과 가능하다면 제도화하는 부분까지 토목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건물은 운영 과정에서 가장 많은 탄소가 배출되니 계산하기 쉽지 않지만, 토목은 자재에서 나오는 탄소가 중점이라 더 계산하기 쉬웠을 것 같은데 인증제도가 없는 게 의아하네요.


이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이나 탄소 배출량을 고민할 때 부문이 나뉘어 있지 않습니까? 산업, 건물, 교통 등으로요. 여기서 건물 부문은 건물 사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큰 거죠. 토목 구조물이나 다른 부문에 비해 건물의 비중이 매우 큰 거죠.


Q. 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중이 높은 게 먼저였던 거네요.


그렇죠. 건물 부문에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한 행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굉장히 필요한 요소였던 거고요. 토목은 상대적으로 투입되는 자재가 중요한데, 자재는 국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토목이 아니라 제조업, 산업 분야인 거죠. 그러다 보니 더디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또 하나, 건물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토목은 거주 성능 같은 게 필요 없죠. 그래서 건물보다 덜 고려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 전체로 보자면 스마트 시티 인증제 같은 도시를 평가할 수 있는 인증제도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녹색 건축 인증과 유사한 형태라고 볼 수 있죠. 스마트한 도시의 성능을 평가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 안에도 탄소나 친환경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평가되지 않고요. 그 안에 들어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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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재와 건축, 도시 그리고 삶의 관계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겠네요.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의 다음 목표가 궁금해집니다.


저는 건설 산업에서 탄소 중립 성능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우리 사회에 보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건설 재료, 건축물 탄소 중립 성능 평가에 집중했고요. 기술 노하우를 이용해 탄소 중립 건축 인증이라는 제도까지 개발하게 되었죠. 말씀드린 것처럼 도시 레벨로 확장해 도시를 구성하는 주요한 어떤 탄소 배출 대상을 사전에 평가하고, 예측할 수 있는 평가 체계와 툴을 만들고, 그것들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건설 재료에서부터 건물, 도시 레벨까지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계된 도시 레벨에서 탄소 배출량을 평가할 수 있게 저희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가 기여할 수 있길 바라면서 방향성을 잡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건축 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넓혀가는 게 목적이네요. 에너지엑스와 MOU를 맺으셨는데, 함께하며 기대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에너지엑스는 건설이나 건축에 제한을 두지 않고, 플랫폼이나 확장된 사업을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솔루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평가하는 툴, 제도 솔루션을 에너지엑스가 가진 플랫폼 사업에 서로 연계가 된다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발된 솔루션이 플랫폼 안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사용되면서 좋은 협력 관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도시 안에는 건축도 있지만, 교통도 있고, 신재생도 있고, 다양한 산업 분야가 하나로 집약된 공간이죠. 저희 센터가 도시레벨로 성장해 나가는 데 에너지엑스가 가진 산업 분야와 연계하면서 함께 좋은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처: 내일의 건축 / 김현경 [아티클] 건축과 도시를 넘어 탄소중립의 새로운 표준 (tomar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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